웹 2.0 시대의 기회 시맨틱 웹 학술

시맨틱 웹
김중태 지음 / 디지털미디어리서치

평소에 김중태 문화원에서 봤던 글들이 괜찮아서 믿고 샀던 것인데, 슬슬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허무맹랑한 느낌까지 들게 만드는 부분이 나오면 차라리 책을 덮고 싶어진다. 일단 지금 가장 기막힌 부분은 복제를 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는 부분에서 나온다.
하지만 새로운 영화 파일 형식을 개발해 그 안에 제작자, 출연배우, 저작권, ID, 해시값, IP 추적 기능 등을 추가함으로써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동영상을 재생하고 있는 IP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복사 방지 장치는 크랙을 해서 풀리면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복사가 자유로울 경우에는 크랙을 할 이유를 못 느낄 것이고, 동영상 재생과 동시에 IP 신고가 접수되어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삽질을 실현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고 물러난게 저번 소니 루트킷 사건이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자기가 모르는 새에 비밀스런 시스템이 미디어 재생을 감시한다는 것을 나중에 사용자들이 깨달았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 저번에 보지 않았던가? 반대로 접근한다고 가정해봐도 그렇다. 불법 복제를 감시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 그 시스템은 크랙되지 않을 것 같은가? 애초에 그게 사용자를 예비 범죄자 취급한다는 점에서 복사 방지 장치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두번째는 엔트로피 증가 방지라는 좀 아연한 대목에서 나온다. 아래의 인용문을 살펴보자.
이와는 반대로 현재 국내 포탈이나 커뮤니티 사이트는 자꾸 자사 서버에 모든 것을 집중하려고 하는데, 그보다는 회원들의 PC를 이용해 업무를 분담하는 분산형으로 나가는 것이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 서버가 부담할 몫을 회원들이 일부 부담하게 된다면 서버의 부담이 크게 줄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분산형 시스템의 장점이다. 함께 짐을 짊어지는 것이야말로 웹 엔트로피 감소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무작정 그리드 컴퓨팅을 갖다붙인 것은 그렇다쳐도, 분산형 시스템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봤는지 의문스럽다. 예전 네이버의 터보 플레이어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가? 기업의 모든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그 황당한 트래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P2P나 그리드 컴퓨팅을 적용하는 것은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법률적 문제를 다 따져야 하는 복잡한 문제이다.

그 이후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딱히 봐야될 내용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절반쯤 보고나서 그냥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프로그래머라면 이런 책은 읽지 않아도 된다. 아니,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일반인을 위한 그저 그런 내용을 읽고 있는 것은 시간 낭비니까. 그럴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조엘 아저씨가 낸 책을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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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스트롱베리 2006/03/27 00:38 # 답글

    흐흐흐..모 사이트 운영자님 왈~ "이 책은 경영진 꼬드기는데 최고에요"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일단 사서 읽다가 (...) 와 함께 구석에 처박아뒀답니다.
  • 안드로이드 2006/03/27 08:07 # 답글

    신랄하네. 일반인을 위한 그저 그런 내용이라니.
  • 윤모씨 2006/03/27 12:53 # 삭제 답글

    리뷰감사...이것으로 이 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쪽에 한 표가 더 실렸(...)
  • xeraph 2006/03/28 00:00 # 답글

    뭐 근데 서문에도 그렇게 써있긴 해요. 일반인이 대상이라고..
  • mini 2006/04/17 17:45 # 삭제 답글

    응... 이번 휴가때 꼭 읽고 싶던 책으로 점찍어뒀던건데, 교보가서 몇장 슥슥 넘기다가 실망했어. 안 사길 잘했지... 웹2.0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볼때는 뭔가 엄청난게 있는거 같더니.. 조금씩 조금씩 알면서 보니까 그다지 바뀌는 것도 없어보이더만. 아닌가?
  • 임성우 2007/05/23 12:58 # 삭제 답글

    웹 2.0 이란게 특별난 기술을 사용하는것 보단 여러 기술을 조합해서 나타난 문화형태로 생각하면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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